요시고 사진전을 최근에 갔다왔다.
이 전시는 작년 여름부터 엄청난 히트를 친 그런 전시인데,
너무 인기가 많아서인지 언제가야할 지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최근 4월 03일이 마지막 날이라고 들어
부랴부랴 예약을 하고 갔다왔다.
하지만.. 인기가 너무 많아서인지
두시반에 갔지만, 사람들은 바글바글했고, 전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웨이팅이 있었다..
그렇게 웨이팅을 하니 세시간을 기다려야했고, 결론은 6시에 전시를 볼 수 있었다.
요시고 사진전, 특히 우리나라에서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들어서
어떤 부분이 사람들이 좋아했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시에 들어섰다.
입장 초반에 저런 귀여운 액자모형 종이를 주고, 사람들에게 사진을 찍도록 유도하는 마케팅. 아주 좋다.
티켓이 아주 이쁘다.
누가 티켓 디자인을 했는지 모르지만, 저 흰 타이포와 푸른 색상의 사진의 조합이 너무 이뻐 싱그러운 느낌이 든다.
저 티켓 디자이너가 솔직히 이 전시를 흥행시킨것이 아닌지..?
01. 요시고는 그래픽 디자이너
그러다보니 그의 작품에서도 마치 그래픽 디자인 같은 느낌의 사진들이 상당히 많았다.
어떤 작품은 가끔씩 시각 디자인같기도했다.
반복적인 도형, 직선, 그리고 색감.
빛과 그림자,
대칭
다양한 시각적인 요소들이 이 사람 '디자이너'가 맞긴했구나를 보여준다.
그러다보니 뭔가 사진을 보면서도 대칭적인 요소, 시각적으로 정돈된 모습이 마음이 편안해지게 만드는 것 같다.
나 또한 빛과 그림자, 그리고 반복되는 요소, 직선 등의 느낌을 좋아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느낌을 내는 사진이 몇 있었는데,
요런 느낌이 사진이라던가.. 작년 내 포트폴리오를 만들때 빛과 그림자를 주제로 만들기도 했었는데,
뭔가 나의 취향저격하는 사진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소장욕구를 가지게 만드는 그런 작가이다.
02. 아날로그 감성 소유자
위에 사진을 보면, 전부다 필름 카메라로 찍었다.
필름 카메라로 찍어본 사람들이라면, 다 알겠지만,
저렇게 찍기 쉽지 않다. 뭐만하면 빛 번지고, 흔들리고..내가 원하는 감성을 담기 쉽지 않은데
그 모든 장애물을 슉 넘기고 나온 작품들인 느낌.
요 근 몇년간 사람들이 아날로그 감성의 느낌을 아주 좋아하는데,
그러한 감성을 자극한 요시고이다.
03. 이게 사진이라고?
싶은 사진들이 꽤 많았다.
요시고는 도대체 보정을 어떻게 하는 걸까..
가끔 말도 안되게 이쁜 파스텔 색감의 사진이 있었는데
보면 마치 크레용으로 그린 듯한 사진들도 많았따.
도대체 무슨 편집 프로그램을 쓰는 것일까..
04. 여름을 생생하게 담는 작가
나는 그의 여름 사진을 좋아한다.
일단 티켓부터 맘에 들었고,
그가 찍은 강렬한 햇빛 아래 사람들은 무척이나 생동적이며 내리쬐는 한여름의 햇빛이
사람들을 더 아름답게 만드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느낌의 수영장 물의 색상을 내는건지.
부족한 실력으로 분석해보자면...
1) 대비감을 낮춘다.
2) 채도를 아주 높게 올림
3) 그레인 효과를 준다.
4) 낮은 대비감에서 디헤이즈 효과..?
다 떠나서, 이런 보정실력을 갖췄다니.. 부럽군
마음에 들었던 사진 하나.
나는 바다 사진과 푸른 여름 느낌의 사진을 좋아하는데
푸른 색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지만 여름의 특유의 활기가 너무 좋다
그래서 그런지 코코카피탄 전시도 아주 취향저격이였다.
전시가 끝난후 아주 큰 사진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며 사진을 찍었는데
나름 찍기 좋은 사진 스팟이다. 물론 나는 기다리다 지쳐서 보기만 하고 왔다.
요시고 사진전,
다양한 테마의 사진과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한 전시였다.
보통 전시는 내 생각은 이래, 이해가 안되더라도 봐! 이런느낌이라면
요시고는 논리적으로 사진의 설명이 요목조목 잘 정리된 느낌이고,
왜 자신이 이렇게 생각했는지, 그래서 어떤 표현 방식이 나왔는지 잘 정리한 전시였다.
한국 사람들 취향저격할만하다.
Personal – Yosigo
yosigo.es
요시고는 자신의 사진의 영감을 주로 Stephen Shore 에서 받아왔다고 하길래 찾아본 사이트
http://stephenshore.net/photographs/steeltown/index.php?page=1&menu=photographs
Stephen Shore
stephenshore.net
오랜만에 본 전시이기도 했고, 환기가 되는 그런 날이였다.
요즘 일은 무척이나 힘들고, 열정도 찾기 힘들지만,
이런 전시 하나하나가 나의 힘든 삶을 다시 활력 넘치게 만드는 것 같다.
<행복의 기원> 에서 했던 말이 생각난다.
삶이란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행복을 자주 느끼기 위해 사는것이다.
큰 행복보다 작지만 잦은 행복을 우리를 진정으로 삶을 살아가게 한다.
나 또한 그렇게 살고싶다.
무기력한 일상에도 이러한 전시를 찾고, 잦은 행복을 쌓아가는 것에 나는 내 삶에 최선을 다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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